집안 습도 알맞게 맞추면 도움

올 겨울엔 눈이 많이 내려 기분이 좋다. 눈이 오면 겨울다운 느낌과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는 말도 있으니 겨울 눈은 우리에게 좋은 의미로 느껴진다. 눈은 가뭄을 해소 시켜 주기도 하지만 땅속의 해충도 죽이기 때문에 농민들이 특히 반가워 한다. 하지만 겨울철에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이라면 눈이 오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 반갑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안과에는 겨울을 싫어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안구건조증, 말 그대로 눈이 건조한 증상이다. 50~60대에서 많이 호소하는데 원인은 눈물이 적게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여자의 경우 폐경기 이후나 임신했을 때도 뻑뻑한 경우가 많다.

증상은 여러 가지다. 눈이 피로하면서 뻑뻑하고 모래알이 들어간 것 같이 깔깔한 증상부터 충혈되고 할퀴는 느낌도 있다. 건조한 실내에서 책이나 컴퓨터를 많이 하면 더 심해진다.

치료는 인공으로 만든 눈물로 보충해주면 된다. 인공눈물로 안 된다면 눈물 빠져나가는 구멍을 막아 눈물이 오래 머물도록 해준다. 영구적으로 전기나 레이저로 눈물구멍을 지지는 치료도 있는데 요즘엔 실리콘 플러그를 많이 사용한다. 이 방법은 증상이 좋아지면 다시 뺄 수 있어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집안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맞춰주기도 하고 젖은 물수건을 널어 습도를 유지하면서 환기를 시켜주면 된다. 외출할 땐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끼면 도움이 된다. 바람을 막아 수분증발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들은 눈을 더 뻑뻑하게 하므로 끼지 않는 것이 좋다.

눈이 뻑뻑할 때 눈을 세척해주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별로 좋지 않다. 세수하면 얼굴이 깨끗해진다고 눈도 세척하면 깨끗해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위험천만의 말씀이다. 눈을 세척하면 눈에 있는 좋은 성분까지 씻어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잘못하면 세척제로 인한 손상을 줄 우려도 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눈을 유리처럼 가꾸는 현명한 방법이다.
/박영순ㆍ윤호병원안과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