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Think About Trend 2006-07

현재 선글라스의 패션 아이템화는 이미 그 본 궤도에 진입했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도수테, 즉 안경의 경우는 조금 다른데 아직 도수테의 패션화는 국내 소비층을 감안했을 때 당장은 쉬운 일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단지 젊은 패션 리더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안경의 패션 아이템화는 착실히 그 순서를 밟아가고 있는데,이는 최근 급증한 디자이너 브랜드, 즉 하우스브랜드 도수테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아진 선호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안경 역시 당당한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써 의상과 액세서리에 매치될 수 있도록 그 유행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의상과 매치되는 안경의 트렌드’는 안경의 매 시즌 ‘또 다른 매출’을 기약하는, 즉 새로운 매출을 보장하는 중요한 테마이고, 따라서 이젠 업계에서도 안경 트렌드에 앞서 여성 의류의 트렌드에 이목을 집중하는 현상은 자연스런 일이 되고 있다.

여성복과 아이웨어의 흐름
이듬해 여성 패션의 트렌드를 짐작하려할 때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것이 무엇일까. 여러 가지 답을 생각할 수 있지만 보편적인 해답은 역시 프랑스 파리의 ‘오트쿠튀르(haute couture)’와 ‘프레타 포르테(pret-a-porter)’일 것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자존심을 걸고 각 시즌의 트렌디한 의상을 선보이는 오트쿠튀르와 프레타 포르테는 ‘패션의 본산’으로 불리는 파리가 전 세계 패션 업계에 자신 있게 던지는 패션 테마라고 할 수 있다.
올해 F/W 트렌드로 파리의 양대 패션쇼가 선보인 테마는 블랙의 시크한 의상이 주를 이뤘다. 특히나 주목할만한 점은 Marc Jacobs·Anna Sui 등 화려하고 디테일적인 비주얼로 귀엽고 사랑스런 여성의 이미지를 구축했던 유명 디자이너들이, 블랙을 메인 컬러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여성 패션의 변화는 안경업계가 소홀히 볼 수 없는 중대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안경은 얼굴에 착용한다는 특성으로, 의상 등에 잘 매치 됐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잘 드러난다. 따라서 이번 F/W의 트렌드 컬러는 블랙 계열의 어두운 색조가 될 것이란 것에 업계 전문가들은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중국은 밝은 컬러가 트렌드?
한편 지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 북경의 국제전시센터에서 개최된 제19회 중국국제광학전(China International Optics Fair 2006, 이하 CIOF)에서는 이 같은 트렌드와는 상반되는 현상을 보였다.
국내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트렌드 컬러는 블랙’ 이라고 예견하는 것과는 달리 CIOF에서는 밝은 계통의 프레임이 대거 출시돼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시회를 참관하고 돌아온 한 업체의 대표는 “중국은 거대 소비시장으로써 다양성을 가장 염두에 둬야 하기에 밝은 컬러와 어두운 컬러의 비율이 그리 차이나지 않는다”며 “또한 화려한 색감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민족성도 이 같은 현상에 한 몫 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른 업체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 등 세계의 트렌드가 적어도 한 시즌 늦게 유행한다”며 “지난 S/S 시즌 유행을 이끌었던 밝은 컬러가 지금 중국에서는 각광받는 것”이라 진단했다.
‘세계적인 생산기지’로 급부상한 중국 시장의 이 같은 변화는 적어도 내년도 국내 S/S 아이웨어 트렌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도 트렌드 기간이 극히 짧은 것으로 유명한 국내 소비자 취향을 감안했을 때 그것은 자명한 현상일 것. 현지에서 만난 국내 한 업체의 관계자도 “이젠 국내 제품 못지 않은 중국산 컬렉션의 퀄리티와 메인 컬러가 주기적으로 달라지는 국내 트렌드 성향을 따져봤을 때 2007 S/S의 트렌드 컬러는 밝은 계열의 컬러가 주종을 이룰 것”이라며 동의를 나타냈다.

2007 S/S 트렌드는
결론적으로 이번 F/W는 복고·레트로풍의 어두운 계열의 컬러가 트렌드를 이룰 것이며, 2007 S/S는 복고는 유지되면서 레트로가 아닌 메트로섹슈얼의 화려한, 러시안풍의 격조 높은 색감과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이다.
어떤 한 가지 스타일이 어느 정도 유행을 끌면 금방 대중들은 ‘이제 뭐 다른 것이 없나’하는 변화를 바라지만 복고는 그 주기가 5년 가까이 된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적어도 1년은 더 우리 시장에서 그 세력을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레트로는 이제 그 반대 성향인 메트로섹슈얼로 흐를 것이고, 이는 디테일적으로 well-looking의 취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또한 계절적인 감각에 적합한 밝으면서도 사랑스런 컬러가 주종을 이룰 것이며, 컬러 농도는 극단적으로 진한 코어 컬러와 엷은 그라데이션 컬러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아이웨어 수입·유통사의 고위 관계자는 “업계 사람으로서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트렌드 주기가 가장 짧은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며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스스로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그 같은 컬렉션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김태용 기자(aca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