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중에서 꼭 소금물로 양치질을 고집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것도 굵은 알갱이의 소금만 고집하시는 분들도 본다. 그래서 공중 목욕탕에 소금이 준비되어 있는 곳도 많다. 이런 소금물에 대해 생각해 볼일이 있다.

아예 직접 만든 소금물로 눈을 씻는 분에 대해서다.
눈이 밝아지고 여러 가지 눈병도 예방된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소금물로 눈을 닦으면 물기 때문에 잠시 눈이 편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 눈을 적시고 있는 눈물이 소금물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눈물은 농도가 0.9%인 소금물이다.

눈물도 우리 몸의 체액도 소금물인데 이 소금물의 농도는 중요하다. 목욕탕 속에 오래 있으면 피부가 쭈글쭈글하게 붓는 것은 우리 몸의 체액과 이 농도와 물의 농도가 달라서 생기는 현상이다.

눈물의 소금농도를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대충대충 소금을 풀어서 만들 수는 없다. 또 눈물이 소금물이긴 하지만 눈물에서 소금 알갱이를 집어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소금을 적당히 풀어서 소금물을 만든다면 녹지 않은 소금 알갱이가 생길 수 있고, 이런 어설픈 소금물로 눈을 씻으면 검은 동자나 하얀 동자에 상처를 낼 수 있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

또 소금은 멸균상태가 아니어서 상처를 내고 세균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눈이 불편하다면 원인을 찾아서 눈물의 소금농도에 맞게 만들고 필요한 성분을 넣은 안약을 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안구건조증이 있거나 렌즈를 끼는 젊은이들 중에서도 소금물을 넣는 분들이 많다. 시원하게 냉장 보관된 생리식염수를 눈에 넣는 분들이다. 제약회사에서 만든 것이니 집에서 만든 소금물보다야 훨씬 안전하지만 증상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물론 넣을 당시는 시원해질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눈이 편안하려면 정상적인 눈물이 있어야하고 정상 눈물은 생리식염수에 끈적끈적한 점액질과 지방층이 적절히 섞여 있어야 한다.

안구건조증은 점액질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생리식염수만 넣어주면 점액질 농도가 더 희석되어서 증상이 좋아질 이유가 없다.

작은 병에 들어 양이 얼마밖에 안 되는 인공누액이 비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순신 장군은 평생 세 번밖에 안 우셨다고 하니 이 비싼 눈물값을 알고 계셨나보다. 눈물을 흘려버리기는 아까우니까 말이다.

중앙일보 발췌
[오·세·오 안과 원장 오세오 ] [2001-06-19]